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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안 운다고 다짐했건만”.. 이 질문에 눈물샘 터졌다


(베스트 일레븐=전주)

이동국은 은퇴 기자회견 전에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 다짐은 이 질문에 깨지고 말았다. ‘가족’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이동국은 마침내 눈물을 보였다.

이동국은 28일 오전 11시 전라북도 전주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 말쑥한 수트 차림으로 등장했다. 23년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밝히는 공식 자리였지만 어두운 그늘은 없었다. 오히려 23년의 세월을 혼자 잘 정리한 듯한 표정으로 전주를 찾은 수많은 취재진을 반겼다.

현장에서는 다양한 문답들이 오갔다. “지금 후련한가 슬픈가”, “가장 기억나는 골은 무엇인가”, “최고의 순간과 떠올리기 싫은 순간은 무언가”라는 통상적으로 은퇴 기자회견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었다. 이동국은 그 질문들에 차분하고 성의 있게 답변해주었다. 한국 최고의 베테랑 축구 선수다운 면모는 기자회견에서도 풍겨났다.

이동국은 기자회견 내내 때로는 진지했고 때로는 웃어 보였다. 그러다가 기자회견 말미쯤에 눈물을 보여 잠시 정적이 흐르는 상황이 생겼다. 질문인 즉 이랬다. “힘들 때 함께 한 분들에 대해 말씀을 해 달라. 가족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

이동국은 답했다. “은퇴 소식 접했을 때 많은 분들이 서운해 하고 많은 메시지와 전화 받았다. 감사하다는 얘기 전하고 싶다. 은퇴 한다고 좋아한다는 팬들도 있었지만 그 분들조차 내 팬들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운동했다. 선수로 이동국을 볼 수 없게 때문에 그동안 고생했으니 수고했다는 이야기를 바라고 있다.”

덤덤히 주변인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던 이동국은 “어제 늦게까지 부모님과 얘기하면서”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때 부모님을 입에 담으며 코끝이 찡해졌는지, “아버지 본인도”라고 말하면서 참아왔던 눈물을 터트렸다.

이동국은 아버지 이야기에 잠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취재진 앞에서 최대한 눈물을 보이지 않기 위해 물을 마시고 손수건으로 눈을 닦았다. 감정을 추스린 이동국은 “프로 23년이라고 하지만 축구 시작할 때부터 뒷바라지 하셨다. 30년 넘게다. 가슴 찡했다”라고 어렵게 말을 이었다.

“안 울려 했는데. 망했어요”라며 적막한 가운데 분위기를 바꾸는 멘트로 취재진을 안심시킨 이동국은 “부모님한테 고생했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부모님 얘기만 하면 눈물이 난다”라며 지금의 이동국을 뒷바라지한 부모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애들은 아빠가 같이 있을 수 있으니 좋아하더라. 시간이 많아지니. 아이를 위해 더 쉬면서 커 나가는 모습 보고 싶다”라며 기자회견을 이어나갔다.

이동국은 본인의 노력으로 지금의 위치까지 올랐지만, 그걸 뒷받침해준 부모님의 마음을, 다둥이 아빠가 된 40대 남자의 처지에서 더욱 깊게 느끼는 듯했다. 이제 이동국은 자신에게 쏟은 시간을 아이 등 가족에게 돌려주려 한다.

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천정환 기자

전북현대 이동국 은퇴 기자회견이 28일 오전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축구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이동국은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K리그 통산 547경기에 출전해 228골 77도움(전북 소속 360경기 출전, 164골 48도움)으로 K리그 역대 최다골을 기록했다. 또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최고 대회인 챔피언스리그서 통산 37골(75경기 출전)을 성공시킨 이동국은 이 대회에서도 최다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동국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jh1000@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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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배우 최철호(50)는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고 있었다.

자신의 근황이 ‘특종세상’을 통해 알려진 후 온라인에서 뜨거운 관심이 일었지만, 휴대폰이나 인터넷으로 뉴스를 전혀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름 석자만 대면 알만한 배우가 한 택배회사 물류 센터장에서 야간 하차반으로 일하고 있다는 근황은 충격과 놀라움이었다.

지난 22일 방송된 MBN ‘현장르포 특종세상’에서 충격적 근황이 소개된 이후 전화로 만난 최철호는 모든 걸 내려놓은 듯 덤덤했다. 하지만 절망하지 않았다. 자신의 상황이 미화되거나 혹은 동정표를 얻는 것도 원치 않았다. “처자식이 있는 가장의 책임감과 절박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선택받는 입장에 놓인 배우로서 넋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고 했다.

작품이 끊겨 어려움을 겼던 시기 돌파구로 시작했던 사업이 실패하고, 코로나19 여파로 생계마저 위협받던 그는 “특별한 기술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나섰다. 우연히 후배의 얘길 듣고 다음 날 바로 짐을 싸서 왔다는 그는 저녁 7시 반에 출근해 아침에 퇴근하는 밤낮이 바뀐 생활을 6개월째 하고 있다. 쉰의 나이에 만난 막노동이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그가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꿈은 단 하나. “배우로 언젠가 다시 서리라” 간절하고도 굳은 마음이었다. 다음은 최철호와 나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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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방송 후 큰 화제가 됐다

인터넷을 아예 안본다. (물류센터에 가니) 주위에서 얘기하더라. 실검 1위 찍었다고. 몰랐다, 방송 보고 놀랐다는 지인들 연락도 있긴 했다. 여기 온 걸 알리지 않았다. 또, 전화를 잘 안받는다. 친한 분들과는 좋은 일만 얘기하고 싶다.

Q. 방송 섭외를 처음엔 망설였다고 들었다. 마음을 바꾸게 된 계기는

어느 날 문자가 왔길래 처음엔 ‘방송할 만한 내용이 없다. 그냥 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 룸메이트에게 이런 섭외가 왔다고 얘기하니 ‘어차피 알려진 사람이고 열심히 사는 모습인데 다 내려놓고 방송을 해보는 것도 나쁠 것 같지 않다’고 하더라. 요즘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을 거다. 물류센터에도 많다. 가장으로서 절박한 마음이 있었고, 가식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나쁠 건 없겠다 싶었다. 룸메이트도 학원강사로 일한 인텔리인데 이곳에 온 거다. 처음엔 얼굴에 모자이크 처리를 당연히 요청할 거라 생각했는데, ‘방송하라고 얘기한 사람이 모자이크 처리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일반인인데도 그냥 노출해줬다. 너무 고마웠다.

Q. 많은 일 중에 택배 물류센터 일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모든 걸 정리하고 고시원에 들어갈까 생각했다. 고시원을 알아보던 중간에 수지에 있는 모텔에서 3일 정도 생활하면서… ‘아 정말 이대로 죽어버릴까 생각도’ 잠시 했다. 일단 겁났고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 나 하나는 떠나면 그만이지만 내 새끼들과 책임져야 할 사람들을 생각하면… 감사하게도 배우 정운택이 요즘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데 인천 교회의 기숙사 교육관 같은 곳에 작은 거처를 마련해줬다. 무엇을 할까 감사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고민하다가 어느 날 연극 하는 후배가 돈이 필요할 때 아르바이트로 가서 일당으로 얼마 받는다고 해서 눈이 반짝 떠지더라. 특별한 기술 없이 맨 몸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지 않나.

Q. 어떤 사업을 했나

우리 일이란 게 선택 받아야 하는 입장에 있다. 처자식이 있으니 먹고 살아야 하니까 사업이라곤 모르는데 지인 소개로 시작했다. 동남아 관련 유학 사업을 진행했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스테이가 됐고 코로나가 빨리 끝날 줄 알고 무리를 좀 했다. 대출을 받으면서 조금만 이 상황을 넘기면 되겠지, 버티면 되겠지 했는데.. 끝이 안나더라. 결국 빚도 생기고 감당이 안됐다. 결국 집을 정리하고 아이들과 아내는 친정에 보냈다. 부모님은 요양원에 계신다. 아내도 일을 하고 있다.

Q. 쉰을 넘긴 나이인데, 몸 쓰는 일이 힘들지 않나

나이로 치면 상위 1%다. 저보다 몇 살 많은 분도 있지만 그분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분이시고. 그나마 저도 선수 수준은 아니지만 꾸준히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이라도 한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이래서 내가 운동을 그렇게 열심히 했었나 싶을 정도다. 그런데도 하루 일하고 도저히 출근을 못할 것 같더라. 손은 두 배로 통퉁 붓고. 그런데 자고 일어나니 못 움직일 것 같은 손이 움직이더라. 사람은 역시 환경의 동물이란 생각을 했다. 누구나 이런 상황에 처해지면 하게 된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됐다.

Q. 심적으론 힘들지 않았나

첫날 둘째 날 셋째 날엔 시험에 들었다. 일을 하다가도 ‘배우 최철호가 여기서 뭐하고 있나’ 그런 생각도 문득 들었다. 이겨낼 수 있었던 건 가족이다. 일을 안 하면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들을 방관하는 거다. 시작할 땐 주저주저 했는데 지금은 몇 년 일한 사람처럼 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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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5평 남짓한 원룸에서 생활하고 있던데

처음 몇 개월은 한 기도원에 마련된 쪽방에서 출퇴근을 했다. 매일 2시간씩 왔다갔다 하면서 버스에서 쪽잠 자면서 이동했다. 너무 피곤하더라. 그러다 현장에서 친해진 작업반장이 지방에서 후배가 올라오는데 같이 지내보라고 하더라. 근처에서 숙소 잡아 지낸지는 4개월 정도 됐다. 돈도 아낄 겸 잘됐다 싶었다. 많은 의지가 된다.

Q. 현장에서 연예인인 걸 알아보고 놀라지 않았나

모자 쓰고 안경 쓰고 다녔다. 한 5일은 못 알아보더라. 그러다 한 분이 알아보고 좀 소문이 났다. 일이 워낙 고되다 보니 (남의 일에) 관심을 갖고 그런 건 없다. 딱 좋은 게 단순해진다. 군대에서 훈련 받듯이 본능에 충실하다. 이곳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내 본업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너무 다른 개성들을 갖고 있고 각양각색 상황들에 처해 있다. 수 많은 사연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게 ‘정말 열심히 사는구나’였다. 때론 존경스럽단 생각도 한다.

Q. 라면이나 인스턴트를 주로 먹던데 건강에 문제는 없나

어쩔 수 없다. 오면 빨리 씻고 자야 한다. 잠이 생명이다. 와이프가 유산균과 비타민을 챙겨주기도 했다.

Q. 가족들은 이 상황을 알고 있었나

알고 있었다. 장인장모님도. 너무 죄송스럽다. 와이프도 어려워지면서 일을 하고 있다. 아내도 내색하는 스타일 아니다. 내겐 너무나 과분한 사람이다. 아무리 좋은 일이 있거나 나쁜 일이 있어도 드러내지 않는다. 일희일비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와이프랑 애들을 생각하면 진심으로 미안하고 장인장모에게도 죄송하다. 그래도 한 가지 꿈이 있으니까… 다시 회복하리라는 꿈을 갖고 산다. 조금만 더 시간을 갖고 주어진 일에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 찾아뵙고 말씀드리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Q. 주연급으로 잘 나가다가 10년 전 폭행 사건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재기를 노리기도 했는데

그 사건이 절대적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감사하게도 이후에 몇 작품을 했지만 아무래도… 우스개 소리로 그 일로 강남 집 한 채를 날렸다고 한다. 용서받지 못할 일이지만 참회하면서 스스로 용서를 구하는 중이다. ‘아니라’고 거짓말을 한 게 가장 후회된다. 나도 모르게 아니라고 답했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걸, 잘 살아야 한다는 걸 배웠다.동행복권파워볼

Q. 최근에 작품 제의는 전혀 없었나

‘요가학원:죽음의 쿤달리니’란 영화가 11월에 개봉한다. 촬영이 올해 1월에 끝났다. 원래 3~4월에 개봉하려다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연기된 거다. 호러물인데 영화가 잘 나온 것 같다. 일이 없는 상태에서 불러줘서 너무나 감사한 작품이었고 내심 기대를 많이 했다.

Q. 연기에 대한 갈증이 클텐데

연기를 하면서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영화는 드라마와 또 다르니까 이번에 후시 녹음을 하는데 새삼 느끼기도 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연기 뿐이 없다. 연기자로 성공하거나 자리잡은 사람들을 보면 뜰 수밖에 없구나 싶다. 솔직하게 말하면 ‘내가 했던 건 바닥이 나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내가 노력해보고 싶은, 노력할 수 있는 분야다. 여기서도 사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혼자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만약 다음에 작품을 하게 된다면 저 친구 캐릭터를 모방해보고 싶다’ 그런 생각들이 자꾸만 든다.

여기 있는 분들은 ‘그냥 떠나라, 미련 두지 말고’라며 배우로 앞날을 걱정해준다. ‘형이 떠났으면 좋겠다’고. ‘제 갈 길 가라’고… 고맙다. 여기서 인연을 맺은 모든 분들이 소중하다. 내겐 아무 이유 없이 각별하다. 혹시나 일을 그만두더라도 먼저 연락하려고 한다.

아이즈 ize 글 조성경(칼럼니스트)

이런 ‘심쿵’ 드라마를 봤나! 
청춘 코딩 로맨스를 표방한 tvN 토일극 ‘스타트업’(극본 박혜련, 연출 오충환)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고 있다. 지난 주말까지 4회를 방송한 ‘스타트업’은 한국의 실리콘밸리에서 성공을 꿈꾸며 스타트업에 뛰어든 청춘들의 시작(start)과 성장(up)을 그리는 드라마다. 배수지와 남주혁이라는 최고의 청춘스타들을 주인공으로 해 아직 드라마 초반이라 불붙지 않은 로맨스에도 불구하고 보는 이의 설렘지수를 드높이고 있다. 
요즘 많은 이들이 꿈꾸고 실현하는 창업을 소재로 하며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는 젊은이들의 혈기가 드라마의 활력을 북돋워주는 것도 크다. 지금은 변변치 못한 미생이어도 꿈꾸고 도전하는 청춘의 모습은 언제 봐도 가슴 벅차다. 게다가 그게 배수지와 남주혁이니 말해 무엇할까. 서달미(배수지)와 남도산(남주혁)이 아무리 볼품없이 나와도 배우 본연의 매력이 숨겨지지 않는다. ‘스타트업’이 그야말로 눈호강 드라마가 되고 있다.
주연 라인업에 함께 이름을 올린 김선호와 강한나 역시 뒤지지 않는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선호의 한지평 역과 강한나의 원인재 역은 외모며 능력까지 자타공인의 캐릭터들인데 배우들이 연기로 그려보이는 면면이 설득력 그 자체다. 
물론 이들 네 명의 선남선녀가 환심을 끄는 전부는 아니다. ‘스타트업’의 공간적 배경이자 창업자들에게 투자하고 지원하는 회사로 등장하는 샌드박스의 서사가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또 하나의 심쿵 포인트가 되고 있다.
극중 샌드박스는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이 다치지 않게 모래를 깔아놓듯 창업하는 이들이 도전에 실패해도 그 타격이 너무 크지 않도록 완충 역할을 하는 투자회사이자 벤처캠프로 등장한다. ‘스타트업’ 첫 회에서 달미의 아버지 서청명(김주헌)이 SH벤처캐피탈 대표 윤선학(서이숙)에게 지나가는 말처럼 딸을 위해 그네 아래 모래를 깔았다고 이야기했는데 15년이 흘러 윤선학이 세운 샌드박스라는 회사는 창업지망생들이 앞다퉈 지원하는 창업의 요람이 된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한국에도 극중 샌드박스와 같은 엑셀러레이터 혹은 벤처캠프가 존재하니 뭐 그리 대단한 것이라고 심쿵이냐 호들갑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일단 참신한 소재가 늘 갈급한 안방극장에서 창업과 벤처캐피탈, 엑셀러레이터 등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라는 점은 신선하고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마음에 와닿는 점은 ‘스타트업’에 주인공들을 위한 샌드박스 같은 캐릭터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바로 달미의 할머니 최원덕(김해숙)이다. 초기 창업자들을 위한 샌드박스라는 회사가 존재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할머니는 아직 여물지 못한 청춘들을 뒤에서 은근히 지원해주며 가슴 뭉클하게 하고 있다.
할머니는 보육원에서 나와 오갈 데 없는 지평을 거둬준 것은 물론 자신을 오해하고 떠나려 한 지평에게 늘 하나 사주지 못해 마음이 쓰였다며 새 운동화를 선물로 안겼다. 또, 오해는 풀렸어도 이별을 결심한 지평에게 연신 “연락하지마”라며 정을 떼는 듯하다가 “힘들면 연락해. 비 오는데 갈데 하나 없으면 와. 저번처럼 미련 곰팅이처럼 맞지만 말고 그냥 와”라며 마음을 쿵 내려앉게 했다.
그에 앞서서는 부모의 이혼으로 유일한 친구나 다름없던 언니와도 헤어지게 되면서 상심했을 달미를 위해 지평에게 부탁해 가상의 펜팔친구 남도산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그 덕분에 달미는 편지에도 썼듯 그 봄을 지는 꽃으로 아쉬워하는 계절로 기억하지 않을 수 있었다.
또 조바심 내는 달미에게 “너는 코스모스야. 아직 봄이잖아. 찬찬히 기다리면 가을에 가장 예쁘게 필거야. 그러니까 너무 초조해하지마”라고 위로해 먹먹하게 했다. 그 순간 눈가가 벌게지는 건 달미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거나 “나 때는 말야” 할 게 아니라 진짜 뭉근한 위로가 필요한 청춘들의 마음에 할머니가 푸근한 쿠션이 돼 다가오는 모습이다. 할머니라는 존재의 감동은 우리 인생에도 샌드박스가 필요하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지게 한다. ‘스타트업’은 그 자체로 아픈 청춘들을 위한 샌드박스라는 생각에 이른다.

무엇보다 대본을 쓰는 박혜련 작가가 청춘들의 샌드박스가 되어주려는 요량으로 보인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을 통해서도 배경으로 등장한 법정이나 언론사 등 사회 시스템의 이야기를 잘 녹여낸 박 작가가 이번에는 창업의 세계를 이야기하면서 우리 삶에 쿠션 같은 사람과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미 턱 밑까지 차오르는 숨을 참으며 나아가고 있는 이에게 그저 최선을 다하라는 말은 응원이 아니라 오히려 무관심인데 ‘스타트업’은 그런 무관심에 경종을 울리고 진정한 위로를 생각하게 한다. 특히 몽실몽실한 솜사탕 같은 드라마로 아픈 청춘을 위로해주지 못하는 사회에 대해 돌려 말하고 청춘의 도전을 응원하니 심쿵이라는 것이다.
벌써 네 번째 호흡을 함께 하며 박 작가의 페르소나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김해숙이 드라마의 중심에서 ‘스타트업’의 심쿵을 이끌고 있다. 화사한 배수지도 좋지만 푸근한 김해숙이 너무도 좋다. 김해숙의 활약 덕분에 배수지가 더욱 반짝반짝 빛을 내며 앞으로 성공의 날개를 펼치는 ‘스타트업’이 될 것이다.
박 작가와 두 번째 호흡인 오충환 PD의 감각적인 연출도 드라마의 매력에 빠지게 하는 요인이다. 청명의 죽음 등 아픈 순간을 그릴 땐 더 저릿하게 만들고 들뜨는 마음이 들 땐 스파크를 더욱 크게 일게 했다. ‘스타트업’이 코믹했다가 몽환적이었다가 아팠다가 들떴다가 정신없이 널을 뛰는데 어느 순간도 이질적이지 않게 잘 연결하는 것 역시 연출의 힘이다.
하마터면 쓸쓸할 뻔했던 가을이 ‘스타트업’으로 훈훈해지고 있다. 쓸쓸했기에 더 큰 위로가 되는지도 모른다. 대본부터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까지 부족함 없는 따뜻한 토닥임이 되어줄 ‘스타트업’이다. 파워볼실시간

공모주 투자가 무위험 수익이라는 공식이 깨지며 향후 IPO시장에서 나타날 투자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 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식. /사진공동취재단
공모주 투자가 무위험 수익이라는 공식이 깨지며 향후 IPO시장에서 나타날 투자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 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식. /사진공동취재단

올해 IPO입성 업체 17곳 이상 예정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상장을 준비하는 업체들이 줄줄이 IPO(기업공개)시장 입성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선 최근 공모주 투자가 무조건적인 수익을 가져다 준다는 공식이 깨지면서 새로운 투자흐름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27일 빅히트는 전일대비 4.17%(6500원) 오른 16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 상장 이후 꾸준히 내림세를 보였고 현재는 공모가(13만5000원)의 20%가량만을 웃도는 주가를 나타내고 있다.

주가하락 뿐 아니라 공모가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낸 상장사들도 있다. 지난 26일 기준 올해 상장한 회사는 모두 59곳이다. 이중 42곳이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지만 나머지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제놀루션(164%), 서울바이오시스(141%) 등은 공모가대비 플러스 성적을 냈지만 비비씨(-41%)를 비롯해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엔피디, 미코바이오메드 등은 상장 이후 공모가 대비 -30%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수익률이 다양한 양상을 보이자 대어급 기업의 상장과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한동안 공모주 시장에 불었던 열풍은 일부 꺼진 모양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은 약 53조 원으로, 지난 23일 대비 2조 원 넘게 감소했다.

이에 공모주 투자는 무위험 수익이라는 공식이 깨졌다. 기존에는 투자자들이 증거금을 ‘영끌(영혼까지 끌어 투자한다, 최대치로 투자한다는 의미의 은어)’해 일단 공모주를 사들이고 상장 한 뒤 시장 가격에 매도하는 식이었다.

이런 가운데 남은 4분기와 내년 초까지 IPO시장 입성을 기다리는 업체들이 줄을 서 있다.

이달 들어 미코바이오메드, 피플바이오가 상장했고 바이브컴퍼니, 위드텍, 센코 등이 이달 중 청약 일정을 마무리한다. 내달 중에는 티앤엘, 소룩스, 포인트모바일, 클리노믹스, 알체라, 모비릭스, 고바이오랩, 네패스아크, 퀀타매트릭스, 하나기술, 제일전기공업 등이 코스닥 상장을 예정 중이다. 또한 교촌에프앤비, 명신산업, 에이플러스에셋 등이 올해 안에 상장을 목표로 내걸었다.

남은 4분기와 내년 초까지 IPO시장 입성을 기다리는 업체들이 줄을 서 있는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5일 빅히트 청약을 위해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영업점을 찾은 투자자들. /박경현 기자
남은 4분기와 내년 초까지 IPO시장 입성을 기다리는 업체들이 줄을 서 있는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5일 빅히트 청약을 위해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영업점을 찾은 투자자들. /박경현 기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공모주 투자와 관련해 어떤 포지션을 취할 것인지에 쏠린다. 상장 후 매물 출회에 따른 주가 하락, 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의 수익률이 양극화 되는 것을 보며 학습효과가 생겼기 때문이다.

먼저는 빅히트를 기점으로 공모주 열기가 꺼졌다는 회의적인 시각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기업별로 옥석을 가리는 신중한 접근이 커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에 대한 정보력을 키우는 한편 업종별 상승 전망 등을 보다 전문적으로 따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수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뜨거웠던 몇 차례의 IPO 투자경험을 통해 투자자들의 전략 또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이 기업공개를 하는 이유는 자본을 확보하고 주주들과 보다 투명한 소통을 바탕으로 향후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에 있다”며 “IPO기업에 대한 중장기적인 투자 호흡을 탑재하는 투자자들의 IPO투자 전략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4분기 IPO시장 활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상장이 몰리는 4분기부터 내년 초까지는 종목별 추이를 살펴 잘 참여했을 때 오히려 기회를 얻을 만한 시기라는 시각이다.동행복권파워볼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하는 업체들 중 기업가치가 조 단위에 달하는 업체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만 보더라도 가치가 수십 조 원에 달해 향후 증시회복 등과 맞물린다면 시장은 열기를 지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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